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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완장을 채워 주신 하나님의 뜻 조회수 : 1385
  작성자 : 하남은광 작성일 : 2013-06-09

 

완장을 채워 주신 하나님의 뜻

 

마을주민들이 동구 밖에 꽃동산을 조성하려고 흙을 나르고 나무와 꽃들을 심었습니다. 아담하고 예쁜 꽃동산을 만들었습니다. 마을의 철없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이 힘들게 조성하여 놓은 꽃밭에 들어가 꽃을 꺾기도하고 짓밟기도 하여 예쁜 꽃밭이 삽시간에 엉망진창으로 망가져버렸습니다. 이렇게 꽃밭이 망가질 때마다 마을 어른들은 다시 복구하기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마을을 책임진 이장은 한 가지 생각을 고안해 내었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개구쟁이 어린이를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그 어린이에게 꽃밭경비를 하라며 오른팔에 완장을 채워 준  것입니다. 너는 아이들 가운데 제일 훌륭한 인물이 될 거라고 칭찬과 격려까지 해주면서 완장을 채워준 것입니다. 개구쟁이 어린이는 자신이 금방 대장이 됐었다고 생각이 들면서 또래들을 엄격히 통제했습니다. 그 후 마을의 꽃밭은 한 번도 아이들의 손으로부터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아름다운 꽃들은 마을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8년 전의 일입니다. 나는 내가 섬기든 동상교회에서 장로라는 완장을 팔에 채움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의 나이는 고작 33세의 새파란 젊은이였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지만 산에서 잘라온 원목 같이 껍데기와공이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상태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장로란 완장을 채워주셨습니다. 원목 상태인 제 내면은 그때부터 서서히 껍질을 벗어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 가운데 완장을 찼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다듬어지게 되었습니다. 청년의 욕망의 계절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봉사의 사람으로 성령께서는 점점 변화시켜 가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완장을 채워주시고는 계속 다듬어 주셨습니다. 때론 성령의 불을 붙여주셔서 한창 바쁘기가 비길 데가 없었던 사업을 아내에게 맡기고 시골 오지 마을교회에 찾아가서 북을 치고 다니며 복음을 전하여 여름성경학교를 한 주간씩이나 하기도 하고, 고향마을에 3년을 명절 때마다 다니며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개척하게도 하셨습니다. 교회의 궂은일은 상머슴처럼 앞장서서 일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께서 완장을 채워 주시고 힘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완장 때문에 곁눈질할 시간도 아깝게 생각하며 주님과 밀착된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그 후 하나님은 나를 복음전도자의 길을 걷게 하셨습니다. 처음 사역 지는 칠성대교회 이었습니다. 교회가 있는 그 마을은 나의 제2의 고향마을 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전학 와서 살았던 곳입니다. 그 교회에서 13년을 섬기면서 장로, 권사로 완장을 채워 당회를 구성했고, 순수한 복음으로의 사역을 협력케 했었습니다.

그 후 두 번째 하남은광교회를 개척하였고, 오늘까지 21년을 시무하면서 일곱 차례나 완장을 채우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 안에서 이룬 일입니다. 다음으로 저의 젊은 날 완장 채움 받음의 경험이 결정적인 동기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물과 죄로 죽었던 나를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께서 살려주셨고, 원목 같은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완장을 채워주셨기에 나는 주님의 교회에 유용한 존재가 될 것을 결단했고, 주님은 내게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바울사도가 자신을 일컬어나의 나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한 것 같이, 그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됨을 나는 추호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날에 나는 하나님의 은혜도, 꽃밭의 귀중함도 모르는 철부지, 개구쟁이, 장난꾸러기, 악동이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께서 완장을 채워주심은 다른 사람보다 모난 부분도 많고, 뿔난 부분, 더러운 부분이 많은 나로 하여금 하늘나라의 꽃밭을 지키는 어린이가 되게 하심입니다(교회 설립 21주년 기념감사 및 임직 식을 마치고).

                              이천 십 삼년 유월 구일

                                  담임목사 손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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