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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칠순을 맞이하며[나의 장로시절(2)] 조회수 : 1265
  작성자 : 하남은광 작성일 : 2012-09-16

 

칠순을 맞이하며[나의 장로시절(2)]

 

33세의 젊은 장로인 나는 교회의 온전한 일꾼이 되기를 갈망했습니다. 먼저 성도의 가족과 그들의 삶의 현장을 보살피는 기도를 하기 위하여 목사님으로부터 교적부를 사본 받아서 날마다 성도의 가정을 위하여 기도해 드리며 최선을 다하여 돌보아 드리는 일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특히 성도의 가정에 초상이 났을 때 맨 먼저 경황을 잃고 있는 유족을 위로 하고 유족과 함께 장례절차를 의논하여 교회장례인가? 가족장례인가를 결정하고, 동사무소에 사망신고를 마치고 동사무소에서 매장 확인서를 발급받아 유족과 함께 부산 시립 묘지 현장에 가서 묘지 계약을 마치고 난 후에 교회 성도들의 가정에 소식을 전하는 일들을 맡아서 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유족들이 할 일이지만 가정에 초상이 나면 유가족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고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되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을 익히 아는 나는 유족을  대신하여 절차를 따라 수행해 주었던 것입니다.

당시에는 장의사 가계에서 장의용품만 판매했고 특별히 유족이 요청을 할 때만 시신에 수의를 입히는 것과 입관하는 절차를 진행하여 해주는 데 유족 측에서 상당한 수고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사정이 어려운 형편의 서민들은 대부분 가족들이나 교회성도들이 이런 일들을 맡아서 하였습니다.

이점을 알고 있는 나는 일체의 수고비나 부담을 갖지 않도록 유족들에게 말하고 교회봉사자로 시신을 목욕시키고 수의를 입히고 입관을 마치는 일까지 격식과 절차에 따라 모두 다 내  손수 이러한 일들을 했었습니다.

시신을 염()하는 일, ()을 묶는 일 모두가 절차와 격식이 따로 있었습니다. 나는 성도들의 장례식을 전담하여 사망에서 출상(出喪), 사망신고 절차까지 대행해 주다보니 몇 년 후에는 장례 전문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가난한 달동네 서민들의 공동체인 동상교회 성도들의 가정에 슬픈 일을 도와주는데 앞장서는 일꾼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당시 나의 삶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성도의 가정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집안일을 제쳐놓고 열심히 봉사했습니다. 이러한 일을 장로가 당연히 하는 일인 줄 아는 나의 아내는 묵묵히 나의 빈자리를 메꾸어 주었습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장례식장이 곳곳에 생겨나서 모든 일을 전적으로 장례식장에서 다 처리해 주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수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만 아쉬운 것은 중직 자들 가운데서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 가정의 장례식에는 못 듣고 못 본 척 해버린 냉담함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교역자가 된 나는 이웃사랑이 식어져가는 오늘날의 성도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종종 느끼곤 합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갔지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된 자 됨이 감사하고, 기뻐서, 어떻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보답해 드릴까 하는 삶의 하나로 열심히 봉사하려 했던 순수한 마음의 그 시절이 지금은 좋은 추억이 되어 가슴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젊은 장로(33)로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쉽게 업신여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때, 삶의 경험도, 신앙의 깊이도 없었으나 나에게 하나님께서 장로라는 중직을 허락하여 주셨으니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은총 속에서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않고 열심을 품고 힘쓰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 하나님께서 귀중한 직분 즉 장로의 직분 주심을 감사해서 예배생활과 기도생활은 말할 것도 없었고 구역장으로 기관장으로 최선을 다하려했습니다.

이러한 나에게 하나님은 사업이 확장되게 하시고 우리 제품의 대리점을 포항, 마산, 경주, 대구, 대전, 서울, 전주, 광주로 확산시켜 주셨습니다.

매월 말이면 이들 거래처를 찾아 수금을 다녔는데 전국을 하루 만에 일주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는 자가용은 없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어쩔 때는 새벽녘에 출발했다가 다음날 새벽녘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위로의 하나님은 놀라운 물질의 복, 건강의 복, 믿음의 복을 한꺼번에 주신 것입니다(다음 주에도 계속)

                            이천 십 이년 구월 십육일

                               담임목사 손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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