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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한-일 관계 조회수 : 1259
  작성자 : 하남은광 작성일 : 2010-08-22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한-일 관계

 

내일 22일로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다. -일 국교가정상화된 지도 벌써 반세기가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인식의 깊은 골이 서로 다가가려는 두 사회를 가로막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보는 한-일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지극히 평온하다. 거의 매일처럼 한류 드라마가 방영되고, 한국 아이돌 그룹의 진출도 이미 일상적인 풍경이다. 얼마 전 도쿄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동아시아 공동체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발제에서 필자가 한-일간 역사인식의 괴리를 과제로 언급하자, 참석한 일본 학자가그런 문제를 자꾸 끄집어내는 것이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는 인식이 일본에서는 다수라고항변어린 지적을 했다.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역사문제가 활발히 보도되는 한국 언론을 접하면서, 양국 간의 거리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일전에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한국방송>(KBS)과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도 두 나라의 격차가 뚜렷이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일 관계가좋다는 응답이 약 60%에 달했음에 반해, 한국에서는 거꾸로좋지 않다가 약 60%를 차지했다. 지난 4월에 실시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서로 상대방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일본에서는 “(한국을) 신뢰할 수 있다 45%신뢰할 수 없다 41%를 웃돌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본을) 신뢰할 수 없다가 무려 80%에 이르렀다. 일본의 낙관론 배경에는이미 지나간 역사문제만 거론하지 않으면 한-일 관계는 별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반면 과거사 청산이 불충분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한국은 일본에 대한 불신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것 같다.

 

810일에 발표된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도 일본에서는평지풍파라는 비판이 더 거세다. 기본적으로 종래의 무라야마 담화 수준을 넘지 않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언제까지 사죄를 되풀이해야 하느냐는 항변이지만, 역사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미래지향에 배치된다는 도착된 논리가 저변에 있다. -일 간의 역사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 기본 전제부터 어긋나 있는 것이다. 역사문제란 한두 번의사죄로 종결처리되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차이는 끊임없는 대화와 논의로 좁혀나가는 동시에 남겨진 과제들에 대해 지속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이번 총리 담화에서도 주목된 것처럼, 두 나라 간 역사인식의 가장 큰 괴리는 병합조약과 식민지 지배의 합법성 여부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를 계기로 사실상합법부당론”(병합조약은 국제법적으로는 합법적이지만 도덕적으로 부당했다)으로 변화됐고, 간 총리 담화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아직 한국의 공식 입장인불법부당론”(법적으로도 원천적인 무효)과는 큰 거리가 있지만, 이를 좁히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장기적 과제로 학문적 역사적 논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번 담화에서 간 총리가 식민지 지배는한국민의 의사에 반해서행해졌다고 명기한 것은 일보 전진이다.

 

좀 더 중요한 것은 1965년의 한-일 협정이라는 정치적 타협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불충분하게 처리된 과제들에 대한 구제조처이다. 이번 담화에서 사할린 거주 한국인 지원과 문화재 반환이 거론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이 외에도 군 위안부 문제와 재한 피폭자 문제 등 한-일 협정에서 명백하게 누락된 과제와 더불어, 한국 정부가 보상을 실시하고 있는 전시징용관계의 자료 제공 면에서도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청되고 있다.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라과거를 직시하는 한·일 양국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미래지향의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되새길 때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국제정치 기고 칼럼)

 

                      이천 십년 팔월 이십이일

                        담임목사 손 종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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