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치신 후에 이어서 가르치신 기도의 정신과 의미를 담은 예화를 두 가지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오늘 읽은 본문이 바로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한국교회가 기도에 대해 말할 때 빼놓지 않고 인용하는 구절 중에 하나인데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본문을 인용하여 강조하게 되는 것은 “기도할 때는 하나님의 응답이 있을 때까지 끈질기게 계속 간구해야 한다.” 는 거지요? “끈질긴 기도” 이것을 소위 기도 응답 받는 비결 중의 하나로 가르치는 거였어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1. 간청함은“끈질기게 하는 요구”가 아니라“거절할 수 없는 정당한 요구”입니다.

8절의 “비록 벗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라는 말은 벗, 즉 친구라는 관계만 생각했다면 일어나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 떡을 달라는 요구가 침실에 누운 친구를 분명히 괴롭게 하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할 수 없는 것은 떡을 달라는 요구에는 어떤 정당함이 담겨 있었던 겁니다. 그 떡은 여행 중에 찾아온 벗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여행 중에 찾아온 벗은 나그네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그네를 대접하기 위해 떡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이해해야 하는 것은 당시 유대 사회에서 여행 중에 찾아온 나그네는 어느 한 사람만이 대접해야 하는 책임이 아니라 그 마을 사람 전체가 대접해야 하는 책임이라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친분으로 맺어지고 함께 하는 친구라는 관계는 나 자신을 초월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신자는 그보다 더 강력한 힘에 의해서 하나 된 관계에 있습니다. 그것이 주님의 기도에 나타나는 “우리”의 관계이며, 그 “우리” 가 바라보는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 이십니다. 이것이 주님의 기도의 가르침이며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2.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구하는 자에게 아들다움이 있는가?” 입니다.

기도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안에서 행해진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아버지의 아들이라면 아버지가 누구신지,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아는 것이 당연합니다. 아버지의 뜻과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고 그 뜻과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고 아버지의 뜻과 마음에 자기 소원을 두고 행하는 것이야 말로 아들의 아들다움입니다. 그러므로 아들이라면 마땅히 자기 이름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일에 소원을 두어야 하고요. 아들이라면 일용할 양식만으로도 만족함이 있어야 하고요. 아들이라면 아버지의 용서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용서로 자신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것이 주기도문의 의미이며 오직 아버지의 아들 된 자만 할 수 있는 기도인 겁니다.

3.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그러나 우리에게서 수시로 나타나는 것은 말씀에 순종하는 아들의 모습보다는 단지 친구로만 대하는 인간의 관계일 뿐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시는 것이 9절,10절입니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9,10절)입니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은 기도의 간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과 그 뜻에 순종하며 행하는 것에 간절함을 두는 것은 인간의 본래 마음으로는 가능하지 않고 오직 성령이 오셔서 주관해 주심으로 새롭게 된 마음일 때 가능한 간절함입니다. 그래서 아들인 신자에게 가장 좋은 것은 오직 성령이십니다. 이것이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13절) 는 말씀의 의미입니다.

여러분, 성령을 구하면 무조건 주신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께서 성령을 보내셔서 아버지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일에 간절한 마음으로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기도를 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이러한 기도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 하나님의 아들 된 증거입니다. 여러분 안에 이 증거가 있으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