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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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20년 2월 23일 전통인가 은혜인가? (눅6:1-11, 신 97면) 조회수 : 639
  작성자 : 김성균 작성일 : 2020-03-03

본문에는 안식일 논쟁의 불씨가 된 두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 때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 손으로 비비어 먹은 일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안식일에 회당에서 오른손 마른 사람을 고쳐준 일입니다. 그런데 두 사건 모두 굳이 안식일에 행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시장해서 이삭을 잘라 비비어 먹었다고 해도 아사 직전이 아닌 상황에서 유대인의 규례를 어기는 행동을 할 필요가 굳이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신 일도 굳이 안식일에 행할 만큼 급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손 마른 병이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안식일 다음날 고쳐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예수님도 바리새인과 충돌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그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복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바리새인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안식일에 행하신 예수님의 일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방법적인 측면에서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1. 그리므로 이것은 율법에 대한 충돌이 아닙니다.

우리는 본문에서 바리새인이 살아가는 세계와 예수님이 나타내신 세계, 이 두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안식일 문제로 바리새인과 충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게 하신 것은 바리새인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위해 사는 사람인가를 보여 주시며, 예수님의 세계를 우리에게 증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 우리에게 복음의 세계를 증거하기 위해 바리새인을 도구로 삼으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안식일이라는 율법과 충돌하신 것이 아닙니다. 율법과 복음은 결코 충돌되지 않습니다. 율법이 복음이며 복음이 곧 율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수님이 충돌하신 것은 율법이 아니라 율법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 가치를 누리고 성실하게 율법을 실천한 것을 자신의 의와 공로로 삼아 종교적 자존심을 굳건히 세워가는 바리새인의 사고방식이었습니다.

2. 이 사건이 보여 주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세계입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질서에 무조건 도전하시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서 가르쳤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안식일과 회당은 유대교의 체제입니다. 즉 예수님은 유대인의 체제로 들어가 진리를 증거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결국 자기들의 체제 자체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 의해 거부를 당하십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오랫동안 지켜온 자신들의 전통적인 체제가 그들의 굳은 상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생각을 선과 악의 문제,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문제로 말씀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율법은 하나님의 선과 생명을 담아서 보여주는 하나의 도구였습니다. 즉 안식일을 포함한 율법은 지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백성에게 생명을 드러내고 자유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도구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에게 안식일은 생명의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의와 연관된 것이었을 뿐입니다. 이것이 바리새인과 예수님의 세계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전통인가? 은혜인가?

안식일을 생명과 자유의 문제로 말씀하신 것이 예수님의 새 교훈입니다. 새 교훈은 유대인의 전통인 율법적 체제에 담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은 묵은 포도주의 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새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묵은 것이 좋다하며 새 것을 거부합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묵은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자신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한 것만큼 자신의 가치가 향상되고 우월한 자로 증거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새 교훈은 오로지 생명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묵은 것이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신자는 은혜의 세계에 들어와 있습니다. 은혜의 세계는 우리의 행함의 여부로 인해 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행하심으로 인한 십자가의 피가 하늘의 의가 되어 우리를 덮고 있는 세계입니다. 따라서 은혜의 세계에서 인간의 전통이나 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체제를 기준으로 해서 그 체제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비방하는 것은 은혜의 세계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안식일을 인간의 전통이나 체제의 문제로 만들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으로 자기 신앙을 정당화하는 것이야 말로 생명과 진리를 거스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는 우리의 신앙을 정당화할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린 오직 생명으로 오신 예수님 안에서만 의로운 자로 여김 받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을 위해 살아갈 뿐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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