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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세월호 참사와 어른들의 무책임(2014년 5월 4일) 조회수 : 961
  작성자 : 하남은광 작성일 : 2014-08-29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가라앉아버린 여객선 안에 지금도 200명이 넘는 고교생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다. 더디지만, 수습되는 시신이 늘고 있다. 차갑고, 깜깜하고, 적막하기만 한 바다 속에서 아이들의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얼마나 오열했을까. 침몰의 공포 속에서도 부모에게 사랑해’ ‘걱정하지 마’ ‘잘못한 거 있으면 용서해줘’ ‘살아서 만나요라는 문자를 보낸 학생들, 팽목항에서 사고 현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며칠째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부모들. 가슴이 미어진다.

어른다운 어른이 없는 사회. 못난 어른들의 과오로 어린 학생들이 물에 빠져 죽어가도 거의 속수무책인 나라.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한두 사람이 아닌 공동체의 책임이 클 것이다. 무엇보다 급속하게 경제를 일으키면서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번진 대충주의와 적당주의, 이기주의, 물량주의, 물질만능주의의 병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는 사고가 났다고 한순간에 털어버릴 수 없는 것이어서 걱정스럽다. 더욱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원전 비리 사태와 KTX 납품 비리 사건 등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앞으로 대형 사고가 또 발생할 개연성을 암시하는 요인들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어른들의 어깨 위에는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헛되이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책무가 놓여 있다. 수습 노력과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뒷북 대응이더라도, 국내 여객선들과 다중이용 교통수단, 산업시설 등의 안전 실태부터 치밀하게 점검하는 게 도리다. 배에 장착된 고무보트인 구명정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은 규정대로 실시하는지, 선박의 불법 개조는 없는지 등과 이를 점검하는 관계기관까지 세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개선해야 할 점은 과감히 손봐야 한다.

오늘은 어린이 주일이고, 다음주일은 어버이 주일이다. 이어서 스승의 날, 가정의 날이 있다. 유족들의 가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정말이지 어른들 모두가 정신 바싹 차려야 한다. 바다 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울부짖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금번 사건의 세월호의 선사(船社)가 이단교파인 구원파 계통의 회사임이 밝혀졌다. 잘못된 교리에 의하여 이루어진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된 사건이다. 하지만 교회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단과 정통교회를 구별할 수 없음으로 금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정통교회의 아름다움이 크게 훼손될 것 같다.

오늘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우리와 무관하다고 치부할 수 있는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역시 우리가 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다하지 못한 어른들이라는 인식을 하여야 하겠다. 같은 시대의 어른들로 기도의 책임과 섬김의 책임에 대하여 우리들도 온전하지 못한 기성세대이다. 우리도 무관심과 무책임함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다시일어서는 심기일전(心機一轉)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2014년 어린이 주일에).

이천십사 년 오월사일

담임목사 손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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