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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미국 몰입 외교’의 재앙, 어찌 극복할 것인가 조회수 : 1326
  작성자 : 하남은광 작성일 : 2010-08-14

미국 몰입 외교의 재앙, 어찌 극복할 것인가

 

우리나라 외교가 도처에서 장벽에 부닥치고 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선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강한 압박에 직면했다. 거절할 수도 따를 수도 없는 형편이다. 리비아 외교관 추방 사건까지 겹쳐 이슬람권과의 외교 및 경제협력의 토대가 뿌리째 흔들릴 위험마저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계속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미-, -중 갈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란 제재와 관련한 진퇴양난의 처지는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와 별개로 미국에 독자제재를 요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 앞뒤 가리지 않고 미국한테만 매달리면 될 줄 알았다가 허둥대는 모습이 답답하다.

 

이런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6월 유엔 안보리 결의 1912호에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석유·천연가스 규제 조항이 빠지자 별도의 독자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합의정신에 어긋난다. 우리는 이란 제재에 참여하더라도 유엔 결의 수준을 유지하는 게 옳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명분 있는 행동이다. 외교부도 며칠 전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특별보좌관 일행의 방한 때 기존 제재 결의 이상의 추가 행동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어렵더라도 이 기조를 유지하기 바란다.

 

중국과의 갈등도 지혜롭게 풀어야 한다. 미국은 어제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서해 훈련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모함의 훈련 참가는 애초 우리 정부가 먼저 거론한 것이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자 동해 훈련에만 합류하는 것으로 물러섰다가 이제 미국이 먼저 서해 투입을 거론한다.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에서 군사적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적 계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런 대결구도에 끼어들어서는 얻을 게 없다. 국제정치·경제·사회적 부담만 가중될 따름이다. -중 갈등 심화는 동북아 평화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 훈련에 꼭 참가해야 할 이유도 없다.

 

이런 외교적 난맥상의 근본원인은 이명박 정부의미국 몰입 외교에 있다. 전임 정부들이 한-미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러시아·일본·이슬람권 등과 두루 가깝게 지내는 균형외교를 추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릇된 외교철학에 대한 성찰이 새삼 요구되는 때다.

(2010. 8. 7일자 한겨레신문사설입니다.)

 

                        이천십년 팔월 팔일

                         담임목사 손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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